• 아이를 키우며
    Lifelog 2021. 9. 12. 08:31

    아들래미가 8살이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될 줄은 몰랐는데 맑음찡이라는 태명처럼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어 참 고맙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된다. 크게 아프거나 다치거나 그런 것 없어 자라고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물론 이제 조금 컸다고 말 안듣는 모습을 보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친구들 사이에 대한 걱정도 생긴 것 같고, 슬슬 공부에 대한 욕심도 생기는 듯한 모습을 보면 커가는 게 확 느껴지기도 한다. 여전히 밖에 나가 노는 것 보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게임을 좋아하는 모습이 나랑 겹치는 것 같아 마냥 귀엽기도 하고.

    다른 부모들은 시기와 목표를 정해놓고 프로그램을 짜서 교육한다고 하는데, 나는 왠지 이 시기에 조금 더 자유롭게 살게 하고 싶어서 꽤 풀어 놓는 편이다. 게임도 마음 껏 하게 하고, 유투브도 충분히 보게하고. 책은 잘 안읽는 편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수학 같은 경우에 숫자만 있으면 잘 푸는데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제는 어려워하는거 보니, 다른 부모들 처럼 책 좀 읽어줘야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영어 공부는 좋아하는 편인거 같다. 단어도 열심히 외우려고 하고, 얼마전부터는 끝말잇기에 재미를 붙여 같이 하고 있는데, 영어 단어를 많이 이야기하여 내가 자랐을 때와는 사뭇다름을 느끼기도 한다.

    축구 하는 건 좋아하는데, 밖에 나가는 걸 귀찮아해서 매번 주말 축구 교실에 데리고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르고 달래고 꼬셔서 나갔다가 오면 체력이 못 받쳐주는데 열심히 하고 온 흔적들이 많이 남곤한다. 그러고 보면 어릴적 동생과 친구랑 학교 운동장에 가서 공차고 놀던 기억도 새삼 나기도. 얼마전에는 농구를 시켜 봤는데, 아직 팔힘이 부족하여 공 넣는 것은 무리인데도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하는 모습이 대견 스럽기도 했다. 승부욕이 강한듯.

    은근히 효심이 가득해서 부인님 컨디션이 안좋거나 하면 엄청 걱정하면서 옆에만 있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거나, 귀찮아 하면서도 내 어깨랑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밟아주면서 풀어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사랑스러워 할 수 밖에 없다.

    자는 모습이 부인님하고 똑같아 웃기기도 하고, 고기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건 왜 다른지 신기하기도 하고, 형제나 사촌이 없어 혼자 자라는 모습이 조금은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반면에 온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서인지 버릇 없는 면도 보이고, 어쩔 땐 아저씨 같은 말투에 세상 다 산듯한 행동을 해서 인생 2회차 같기도하고, 다양한 아들래미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확실히 아이를 키운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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