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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독 오프라인 관계를 중시하던 분을 알고 지내던 적이 있다. 웹 관련된 일을 하다 온라인에서 만났다는 것이 아이러니.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카톡이나 페북 보다는 버디버디, 네이트온 메신저랑 싸이월드가 유행이었던 시절인데, 그 분은 둘 다 계정만 있을 분 전혀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만나서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주로 내가 살던 곳 까지 와서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던거 같다.
한번은 '왜 오프라인을 좋아하세요' 라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답변은 '귀찮아서' 였다. 하는 일도 온라인 계통이었고, 얼리어답터라 누구보다 IT 기기를 많이 소유하신 분이 온라인이 귀찮아서라니. 그 뒤로 뭐라 뭐라 많은 이야기를 주석 달듯 이야기 하셨는데, 요약하자면 온라인은 뭔가 너무 열려 있어서 그사람이 하는 말이 정말 진심인지 아닌지 알게 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이렇게 맥주라도 한잔 하면서 알아가는 게 더 좋다고 하셨다. 맞는 말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20년쯤 흐른 지금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도 멀어지고 해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 모르지만, 요즘도 비슷하시겠지. 아니 좀 변하셨을려나. 최근 코로나로 인하여 거리두기다, 5인 혹은 2인 이상 모임 금지다 등등으로 온라인 모임이 장려되기도 하는 현실과 마주하여 생각해보면, 점점 더 오프라인 관계는 어려워지는 세상이 오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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