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이라는 사람
    Lifelog 2023. 2. 14. 21:24

    아침에 머리가 히끗하신 분이 정장 바지에 낡지는 않았지만 오래 입은 티가 나는 외투를 걸치고 출근 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문득 나 모습을 보니 아직 머리가 히끗하지는 않지만 거의 그분과 비슷하게 정장 바지에 회사에서 지급해준 패딩을 입고 있더라. 
    나도 나이를 확실히 먹어가고 있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나를 이뻐해주고 사랑해주셨던 유기 삼촌이 돌아가셨다.

    나는 그다지 사긋사긋한 사람이 아닌지라 친척들하고는 친분을 두텁께 유지하고 있지는 못한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까지 명절마다 뵙고 안부를 여쭈어보던 그런 분이셨다.
    코로나 기간 동안 연락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마음이 너무 쓰라리다. 아프다.
    이제 내게 어릴 때 보살핌을 주셨던 분들이 한분 한분 떠나가시는 시기가 이제 나에게도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두렵고 무섭고 슬프다. 눈물이 났다.

    힘들어 하는 나를 가족들은 안아주고 같이 슬퍼해주어서 힘이 되었다.

    아들래미가 나도 언젠가는 이런 때가 오겠지라는 말을 하였다. 슬픈 문장이다.
    내가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이런 감정이 올 순간이 찾아 온다는 건 너무도 안타깝다.
    아직 어린아이가 하는 말인데.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나의 아이가 철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나도 아이가 조금씩 철이 들 때 마다 조금 더 어른이 되어감을 느낀다.

    어렸을 땐 어른이라는 것은 그냥 나이를 먹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얼마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세상의 아픔을 조금씩 느끼며, 그 아픈 시간속에서 그래도 행복감을 찾아가면서, 그렇게 사람은 어른이 되어간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찾아오는 어른이 되어감은 좋지 않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니 참 애석한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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