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Sentilog 2009. 10. 22. 01:32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는 이 마음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짝짓기를 하고 아이를 가지려 할 때도 이 마음을 써야 한다.
    자기 몸이 살아가려면 누구나 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는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이 다 없어져도 영혼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는다.
    그래서 평생 욕심부리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고 나면 밤톨만한 영혼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그런 사람이 다시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밤톨만한 영혼만을 갖고 태어나게 되어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그보다 더 커지면,
    영혼의 마음은 땅콩알만하게 줄어들었다가 결국에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말하자면 영혼의 마음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할머니는 어디서나 쉽게 죽은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하셨다.
    여자를 봐도 더러운 것만 찾아내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목재와 돈덩어리로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은 걸어다니는 죽은 사람들이었다.

    할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영혼과 관계된 마음은 근육과 똑같은 성질을 지녔다고 한다.
    우리가 그것을 자주 사용할수록 그것은 점점 더 커지고 점점 더 강해진다.
    영혼을 크고 강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것을 통해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는 것뿐이다.
    그러나 당신이 언제까지나 육신이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계속하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한,
    영혼으로 이르는 문은 열리지 않는다.

    다행히 당신이 영혼으로 이르는 문을 열었을 경우 이때부터 당신은 이해의 길에 들어서게 되며,
    당신이 이해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당신의 영혼과 관계된 마음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이해와 사랑은 손바닥과 손등처럼 함께 따라가는 것들이다.
    그 둘은 다른 것일 수가 없다.
    흔히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사랑하는 척하는데,
    이런 이율배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랑과 이해가 따로일 수가 없다.

    나는 앞으로 내가 눈앞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리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히코리 열매의 크기만한 영혼을 갖고서 삶을 살아가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Source: 포리스터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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